로스쿨에 가기로 했다.
한동안 자주 하는 생각이 있었다.
나는 지금 이 속도를 따라가고 있는가?
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개발자라는 직업은 꽤 “안전한” 선택지처럼 느껴졌다. 수요는 넘쳤고, 실력자들은 가치를 인정받았다. 나는 블록체인이라는 특이한 분야에서 나름의 전문성이 있었고, 여러 프로젝트를 관리하면서 팀원들을 조율하고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데에는 자신감이 있었다. 그 전문성을 갈고닦으면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된다, 내지는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모종의 믿음이 있었다.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믿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.
AI가 코드를 짜기 시작했다. 처음엔 간단한 함수 정도였는데, 어느새 꽤 복잡한 로직도 뚝딱 만들어냈다. 주니어 개발자가 하루 종일 씨름하던 작업을 몇 분 만에 해치웠다. 몇 달이 지나자 하나의 잘 짜인 계획서만 있다면 하나의 프로젝트를 스스로 완성하는 수준에 도달했다. 그걸 보면서 느낀 감정은 신기함이 아니었다. 묘한 불안이었다.
기술은 원래 빠르게 변했다. 그건 알고 있었다.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. 단순히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배우거나, 새 언어에 적응하는 문제가 아니었다. 코드를 작성하는 행위, 무언가를 개발하는 행위 자체의 가치가 흔들리고 있었다. 내가 쌓아온 것들이 빠른 속도로 범용화되고 있었다. 그리고 범용화된 능력은, 결국 대체된다.
이 흐름 속에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남을 것인가.




